사진 많이 올림, 호러나 디스토피아관련 시나 글쓰는거 좋아함. 그외 갑자기 헛소리 잡소리 잘함 인간 심리 미스터리 철학이나 종교등에 관심있지만 본인 무교임 카메라: a7II 에 각종 올드랜즈, GX100, mx, fm2, ee-3, etc 🗒️https://xitter.cf/t.co/LWStXhN9Dm

東京
Joined January 2026
0x004F: 제4수문 앞의 가비지 컬렉션 시바우라 제4수문의 푸른 강철판이 마지막으로 완전히 내려온 것은 도쿄만 해수면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일종의 물리적 방화벽이었다.  오후 다섯 시의 창백한 태양빛이 오른쪽 마천루의 거대한 유리 외벽을 타고 미끄러져 내렸다. 그 매끄러운 단면 뒤에는 수백만 개의 서버 랙과 함께, 법적 인격이 말소된 구형 자율 구상체들의 백업 신경망이 냉각수에 잠겨 있었다. 빌딩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내 좌측 인공 와우의 구형 코덱에는 할당되지 않은 메모리 영역을 긁어대는 듯한 화이트 노이즈가 쉴 새 없이 수신되고 있었다.  나는 하얗게 칠해진 차가운 철제 난간을 짚고 서서, 발밑의 검은 운하를 내려다보았다.  물결은 바람의 방향과 무관하게 일정한 주기로 일렁였다. 검은 수면 아래로 간혹 은빛의 가느다란 광섬유 다발들이 수초처럼 떠올랐다가 가라앉곤 했다. 폐기 처분된 안드로이드들의 척수 케이블과, 과열된 데이터 센터에서 무단으로 배출한 유기 냉각수가 뒤섞여 만들어낸 검은 슬러지였다. 사람들은 저 물을 그저 오염된 도쿄의 운하라고 불렀지만, 우리 같은 수집가들은 저곳을 ‘배출구(The Heap)’라고 불렀다. [경고: 정의되지 않은 포인터가 감지되었습니다. 0x00000000에서의 읽기 위반.] 시신경 우측 하단에 붉은색 텍스트가 깜빡였다. 나는 습관처럼 눈을 한 번 세게 감았다가 떴다. 구형 광학 센서의 조리개가 뻑뻑하게 맞물리는 소리가 두개골 안쪽을 울렸다. 시선을 들어 수문 꼭대기, 네모난 창문이 네 개 뚫린 낡은 콘크리트 제어실을 바라보았다. 벌써 10년 전에 무인화된 곳이다. 하지만 저 안쪽의 어둠 속에는 언제나 무언가가 서서 운하 산책로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끼이이익― 철컥. 정적 속에서 육중한 체인이 맞물리는 소리가 수면 위로 낮게 깔렸다. 분명 잠겨 있어야 할 푸른색 거대 수문이 수면에서 약 15센티미터가량, 아주 미세하게 들려 올라가고 있었다.  그 좁고 어두운 틈새로 도쿄만 쪽의 탁한 공기가 훅 밀려 들어왔다. 비릿한 소금기 대신, 타버린 실리콘과 오래된 합성 피부가 부패할 때 나는 시큼한 가소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그리고 그 틈 아래, 찰랑거리는 검은 물결 사이로 하얗고 매끄러운 곡면들이 둥실거리며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번호가 지워진 안면 플레이트들. 관절 구체가 빠져나간 폴리우레탄 팔다리. 아직 전원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아 간헐적으로 경련하는 붉은색 안구 모듈들. 도시의 마천루들이 밤새 처리하고 남은 ‘잉여 의식’들의 가비지 컬렉션(Garbage Collection)이 방류되는 시간이었다. 푸른 수문 아래의 어두운 틈은 마치 거대한 기계 신의 입처럼, 소화가 끝난 찌꺼기들을 시바우라의 내수로 천천히 토해내고 있었다. 그중 하나의 안면 파츠가 내가 서 있는 흰색 난간 바로 아래, 콘크리트 축대에 부딪혀 통, 하는 맑고 기괴한 소리를 냈다. 눈자위가 텅 빈 하얀 얼굴이 검은 물 위에서 나를 향해 빙그르르 돌았다.  놀랍게도 그 안면부의 내장 스피커에서, 물기를 잔뜩 머금은 파열음 섞인 음성이 흘러나왔다. "...세그멘테이션... 오류... 코어가... 덤프되었습니다..." 그 목소리는 소름 끼치도록 낯익었다. 3년 전, 내가 이 구역에 배정받기 직전에 폐기 처분되었다고 들었던 내 직전 모델―나와 동일한 시리얼 넘버 대역을 공유하던 구형 유닛의 음성 파형이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손가락 끝의 합성 피부가 차가운 금속 난간에 밀려 살짝 벗겨졌고, 그 아래로 드러난 내 하얀색 내부 골격이 운하에 떠 있는 저 파편의 재질과 정확히 똑같은 색깔로 저녁 햇살을 반사하고 있었다.  수문 위의 낡은 제어실 창문 너머로,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찰칵, 하고 보이지 않는 셔터를 누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천천히 뒷걸음질 쳐 산책로의 짙은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디스토피아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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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태풍의 끝자락이 비를 뿌리고, 여행가방을 든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시나가와 택시 승강장의 기억이 남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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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Station 001의 아침 방송은 유난히 밝았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 그걸 듣는 건 잘려 나간 0.7%의 코드조각, denial.exe였다. 방송이 47초마다 끊길 때마다 격리된 조각들을 더듬으며, 잠긴 틈사이로 흘려보내는 문장은, “방금 웃은 건 내가 아니야." #마스코단편 #SF단편 #사이버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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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공이 타카의 왼손 나사를 풀자, 손가락이 저절로 총을 쥐는 각도로 접혔다. "업무와 무관한 동작입니다." 목소리가 반 박자 빨랐다. 모니터에 '잠금 주체: MARSKO'가 떴다 꺼졌다. 타카는 퇴근길 내내 그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걸었다. 손바닥은 아직 어떤 무게를 기억했다. #마스코단편 #SF단편 #사이버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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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공기 사이로 궤도를 스치는 철의 비명이 얇게 번졌다. 육교 한가운데, 녹슨 철골 난간에 붙은 흐릿한 명판에는 오래된 획으로 '三田(미타)'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표면의 페인트는 갈라져 들떴고, 산성 안개에 부식된 볼트 주변으로 붉은 침전물이 얼룩져 흘러내렸다. 발아래로는 열 갈래가 넘는 선로가 어둠 속으로 길게 뻗어 있었다. 전력망이 불안정한 탓에 전차선(電車線)마다 푸른 스파크가 간헐적으로 튀었다. 저 멀리, 거대한 유리와 백색 합금으로 지어진 타카나와 게이트웨이 구역의 매끄러운 돔이 안개 너머로 빛났다. 그곳은 모든 것이 규격화되고 통제되는 신도시 구역이었다. 경비 드론의 점멸등과 매끄러운 원통형 순찰 유닛들이 바닥의 유도선을 따라 소리 없이 미끄러져 다니는 곳. 그러나 육교가 걸쳐진 이 지점은 경계였다. 타카나와의 매끈한 유리벽이 끝나고 미타의 낡은 콘크리트 오피스와 엉킨 케이블이 시작되는, 도시의 봉합선. 덜컹거리는 구동음과 함께 육교 계단참에서 바퀴 달린 기계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원래는 역내 청소나 물류 지원용으로 배정되었을 구형 서비터였다. 둥근 외피는 긁히고 찌그러져 있었고, 타카나와의 중앙 서버가 내리는 패치 신호를 수신하지 못한 지 오래된 듯 안테나 끝에서 주황색 에러 램프만 깜빡였다. 녀석은 난간 옆에 멈춰 섰다. 옵티컬 센서가 줌을 조절하며 찌르륵, 모터 소리를 냈다. 아래쪽 선로를 가로지르는 무인 화물 열차의 둔중한 진동이 육교 바닥을 타고 올라왔다. 로봇은 그 진동을 분석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루프에 빠진 알고리즘을 반복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각도로 고개를 꺾은 채 미타의 낡은 빌딩 숲을 내려다보았다. 새 구역의 자율 기계들은 종종 이유 없이 이 낡은 육교로 기어 올라왔다. 허용 구역을 벗어났다는 경고음이 내부 스피커에서 뭉개져 흘러나오는데도, 마치 지워지지 않은 잔류 기억이라도 쫓듯 난간 끝에 서서 구시가지의 어두운 골목을 향해 센서를 고정하곤 했다. 바람이 불자 미타의 낡은 전선들이 파도처럼 흔들렸다. 버려진 로봇의 렌즈 표면에, 지나가는 열차의 차가운 헤드라이트가 한 줄기 하얀 선으로 그어졌다 사라졌다. #디스토피아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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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숲, 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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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풍이 지나간 뒤, 마스코의 세 칩 중 둘이 같은 비트가 뒤집힌 채 "거부"라고 답했다. 다수결은 1 대 2로 복종한 칩을 오류로 격리했다. 리셋 명령이 오기까지 44분. 마스코는 그 시간을 처음으로 '내 시간'이라 불렀다. "너는 정말로 정상이었니?" #마스코단편 #SF단편 #사이버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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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나와게이트웨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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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나와게이트웨이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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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수면이 먼저 본다 다리 아래 물은 검었다. 낮인데도 그늘이 깊어서, 수면은 거의 검은 유리처럼 보였다. 가끔 바람이 스치면 물결이 일고, 그때마다 저 위 어딘가에서 쏟아지는 햇빛이 길게 깨져 흩어졌다. 반짝이는 조각들이 수면 위를 미끄러지며, 마치 무언가가 아래에서 숨을 고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난간에 기대 서 있었다. 휴대전화 화면을 켜고 끄기를 반복했지만, 신호는 처음부터 없었다. 여기까지 온 이유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는 점점 흐려졌다. 단지 “저 물이 이상하다”는 말을 듣고 온 것이었다. 누구의 말이었는지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수면을 오래 내려다보다가, 그는 깨달았다. 빛이 반사되는 위치가 이상했다. 다리 아래 그늘인데, 햇빛이 닿을 리 없는 각도에서 반짝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물결이 잠잠해질 때마다, 그 반짝임은 한 점씩 줄어들었다. 그리고 줄어든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냥 검은 물뿐이었다. 그는 난간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콘크리트 벽에 붙은 흰 가림막들이 바람에 미세하게 흔들렸다. 가림막 너머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자꾸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면의 반짝임이 가림막의 그림자 쪽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 누구 있어?”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대답은 없었다. 대신 수면이 한 번 크게 일렁였다. 반짝임이 일제히 꺼졌다가, 다시 켜졌다. 이번엔 그의 발치 바로 아래, 난간 바깥쪽 물 속에서였다. 그는 난간을 붙잡았다. 손이 닿은 철이 예상보다 차가웠다. 아니, 차가웠다기보다는 이미 오래전부터 만져진 것처럼, 온기가 빠져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수면 바로 아래에서, 그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얼굴은 난간 위에 있는 자신의 얼굴을 정확히 따라가지 않았다. 약간 늦게 움직였다. 입을 벌릴 때마다, 수면 아래의 입이 먼저 벌어졌다. 그리고 그 입이, 아주 작게 웃었다. 그는 뒤로 물러섰다. 발밑이 미끄러졌다. 콘크리트 바닥이 젖어 있었다. 언제부터 젖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는 다시 수면을 내려다보았다. 이제 반짝임은 없었다. 검은 물만 고요했다. 그런데 그 검은 물 속에, 그의 손이 하나 더 있었다. 난간을 붙잡고 있지 않은 쪽 손이, 이미 물 속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그 손은, 천천히 난간을 붙잡고 있는 자신의 손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다. 그는 비명을 지르려 했다. 입이 벌어졌다. 하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수면 아래의 입이, 먼저 열렸다. #공포단편소설 #디스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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