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연상을 집으로 데려온 날 낯가려 냄새만 몇 번 맡다 금세 쪼르르 연하 곁에 찰싹 붙던 강아지 그 향 익숙해질 때쯤엔 꽤 마음에 드는지 신해량 발소리만 들려도 꼬리 프로펠러 돌아가는 건 물론이거니와 연하만큼이나 잘 따라
사뿐히 걷는 것이 오래도록 몸에 배어 발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사실 정작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고작 두어 차례 만나고서도 발소리의 부재 금세 알아채는 신해량 지내 온 환경에서 비롯된 습관 덕
독일로 돌아가 있는 동안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보내는 엽서 하고많은 수단 엽서를 고집하는 건 잉크에 실은 마음 종이 위 글자로 새겨지는 그 시간만큼은 당신이 꼭 곁에 있는 것만 같기에
불현듯 찾아온 낭만 차곡차곡 모아 두는 신해량 거리가 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속설 따위 절대 통하지 않아 빌어먹게도 보고 싶을 때 행간이 읊는 낭만 한 조각 꺼내어 보는 건 일상으로 스며든 지 오래인지라
매년 명절 연휴 중 하루만큼은 유일한 가족인 누나 집에서 보내 왔고 이미 가겠다며 날을 정해 연락까지 마친 마당에 한국에 들어온 연하 혼자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게 내심 마음에 걸려 고민하던 신해량 괜찮으니 잘 다녀오라던 목소리가 기어이 발목을 잡아
시린 겨울 바다를 닮은 듯 고요하게 첫사랑을 읊는 연하에 두손 두발 다 든 채 묻어 둔 마음 이기적인 기다림이라 명명한 채 쓴웃음 짓는 신해량 진심 앞에 이길 수 있는 건 하나 없으니까











